1960~1970년대 수차에 걸쳐 정치세력과 체제가 변화하는 혼란과 갈등속에서 ‘킬링 필드(Killing Field)’로 불리는 전대미문의 학살과 국가폭력이 발생한 캄보디아.

그로부터 수십년이 흘렀고 2007년 6월 수원시는 국제자매결연도시로 인연을 맺은 캄보디아 시엠립주에서 가장 가난한 프놈끄라옴 마을을 ‘수원마을’로 선정했다.

►프놈끄라옴 ‘수원마을’ 전경.

시는 그해 12월 ‘수원마을 지정 선포식’에 이어 매년 단계별로 지원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고 있다.

화장실·공동우물·마을회관·도로·다리 등과 함께 초·중·고등학교가 설립됐다.

이에 15년이 흐른 현재 프놈끄라옴 수원마을은 시엠립주에서 가장 쾌적하고 살기 좋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시와 프놈끄라옴 마을간 인연은 2004년에 시작됐다.

시엠립주와 2004년 국제자매도시결연을 체결한 시는 빈민지역인 프놈끄라옴 마을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2007년 1월 ‘수원마을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이 사업은 시가 ODA(공적개발지원)를 본격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2017년 12월 ‘수원마을’ 지정·선포

그해 12월 수원마을이 선포되면서 ‘수원’은 프놈끄라옴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마을 입구에 ‘수원마을’이라는 한글 표지판과 시의 지원으로 건립한 건물 앞은 캄보디아어와 한글이 함께 적힌 표지판이 세워졌다.

수원마을 지원사업은 단계별로 진행됐다.

►프놈끄라운 수원마을에 설립된 ‘수원초·중학교’.

먼저 1단계 사업으로 2007년부터 학교, 공동화장실, 우물, 마을회관, 도로, 다리 등 마을 기반시설이 구축됐다.

2008년 11월은 수원 초·중학교가 건립됐다.

2012년 11월 시와 시엠립주는 2단계 지원사업 추진을 합의했다.

2단계 사업기간(2013년~2015년)은 기반시설 조성에서 한걸음 나아가 주민들의 자립기반을 만들었다.

2013년 5월 ‘마을개발운영위원회’가 발족했고 주민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소득증대교육 등 역량강화사업이 시작됐다.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수원마을공동작업장’을 건립했고 여성근로자 자녀들을 위한 ‘수원마을 유아 보육센터’도 만들었다.

■‘수원중·고등학교’ 건립, 마을의 미래 준비

2015년 11월 ‘비전 선포식’으로 시작된 3단계 지원사업 실천목표는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인재육성’이었다.

3단계 사업에서 핵심은 수원중·고등학교 건립이다.

청소년들을 교육하면서 마을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프놈끄라운 수원마을에 설립된 ‘수원중·고등학교’ 입구.

시는 2015년 11월 국제개발 비정부기구 ‘로터스월드’ , 국제봉사단체 ‘행복한 캄보디아 만들기 후원회’(행복캄)과 협약을 체결하고 학교 건립을 비롯한 3단계 지원사업을 협력키로 했다.

►수원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16년 11월 준공된 ‘수원중·고등학교’는 전체 면적 1천243㎡에 교무실을 포함한 12개 교실과 컴퓨터실, 다목적실, 도서실 등을 갖췄다.

수원·중고등학교는 2019년 11월 첫 졸업생 12명을 배출했다.

2020년 19명, 2021년 31명이 졸업했다.

2017년은 수원마을 공동자립장에 ‘기초진료소’를 개소했다.

2021년까지 연인원 6천860명이 진료를 받았다.

►수원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2018년 11월부터 3년간 진행한 4단계 지원사업 방향은 ‘주민의 자립역량 강화’ , ‘소득증대지원 사업을 바탕으로 자립기반 구축’이었다.

2020년 양봉(養蜂) 시범가구사업을 시작했고 2021년 버섯재배·새우양식 시범가구를 운영하면서 생산물 판로개척에 힘쓰고 있다.

■‘주민들의 자립’ 최우선 과제

수원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시는 ‘주민들의 자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0년이 흘러 4단계 사업이 시작되자 주민들의 자립의지는 눈에 띄게 강해졌다.

2020년 9월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기부금을 모아 자발적으로 도로포장공사를 시작했다.

마을 중심도로에서 비포장 구간 1천850m가 말끔히 단장됐다.

외부 지원없이 주민들이 도로포장공사에 강한 의지로 왼성한 것이다.

주민들 힘으로 1천395m를 포장했지만 공사비 부족으로 455m 구간은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시는 도로포장 완공에 힘을 실어 마침내 2021년 1월 수원마을 도로가 완공됐다.

주민들은 마을회의를 열고 새로 만든 도로명을 ‘프놈끄라옴-수원 우정의 길’로 정했다.

2021년 주 정부에 도로명 등록을 신청해 공식 등록했다.

마을 입구에 ‘프놈끄라옴-수원 우정의 길’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이 설치됐다.

수원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베띠 리으띠 학생(18·Betti rietti)은 “일반 학교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영어, 컴퓨터, 태권도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며  “프놈끄라옴 마을이 프놈끄라옴-수원마을로 바뀐 뒤 엄청난 발전을 이뤘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하면 수원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수원시 도움으로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

반 쁘렉 마을이장(53·Van Prek)은 “우리 마을은 시의 도움으로 점점 깨끗하고 살기 좋게 변화하고 있다” 며 “주민들을 대표해 감사드리며 이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는 수원마을 지원사업 성과가 지속되고 주민자립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시엠립주 정부와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마을의 미래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원마을 지원사업을 시작부터 함께 참여한 ‘행복캄’과 현지활동에 큰 도움을 준 ‘로터스월드’, 의료봉사에 참여한 의사·간호사들, 한결같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 수원시민, 시엠립주 정부, 프놈끄라옴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며 “우리가 이룬 결실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시엠립주와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수원마을, 같이 걸을까」

시는 15년간 진행한 수원마을 지원사업 과정과 성과를 촘촘하게 기록한 백서 「캄보디아 수원마을, 같이 걸을까」를 출간했다.

한글·영문으로 제작한 이 책은 ▲좀립쑤어(안녕), 캄보디아!(추진 배경) ▲한걸음의 변화, 한 걸음의 가능성(1단계 사업) ▲함께 걸어 좋은 길, 마을 주민들과의 동행(2단계 사업)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또 하나의 발걸음(3단계 사업) ▲함께 잇는 ‘우정의 길’(4단계 사업) ▲계속 걷고 싶은 곳, 지속가능한 마을을 꿈꾸며(향후 계획) 등 6장으로 구성됐다.

수원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인터뷰도 수록했다.

「캄보디아 수원마을, 같이 걸을까」는 시 공공도서관에서 볼 수 있다.

시는 추후 이를 전자책으로 제작, 수원시국제교류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