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도록 도내에서 손 꼽히던 홍등가(紅燈街), 수원역일대 성매매집결지가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열린공간으로 탈바꿈을 시작했다.

수원역성매매집결지가 폐쇄된지 7개월 만인 2021년 12월 여기에 아담하고 깔끔한 건물 1동이 지어졌다.

표지석과 함께 자리한 ‘기억공간 잇-다’이다.

►‘기억공간 잇-다’(왼쪽). 오른쪽은 폐쇄된 성매매업소.

■폐쇄된 성매매업소 건물 리모델링.

시는 2021년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소방도로(폭 6m, 길이 163m)를 개설했다.

아울러 도로 개설구간내 잔여지 성매매업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기억공간 잇-다’를 조성했다.

►‘기억공간 잇-다’ 앞에 세워진 표지판.

잇-다와 가까운 곳에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정원 2곳(총 433㎡)도 만들었다.

단층건물(넓이 54.38㎡) ‘기억공간 잇-다’는 전시 및 커뮤니티 공간을 갖췄다.

건물 앞쪽에 ‘변화된 모습으로 돌아온 골목길, 과거의 미래의 연결고리가 되다’라는 문구를 새긴 표지판이 세워졌다.

시는 올해 2월 구성된 ‘기억공간 잇-다 자문위원단’과 주민들에게 의견을 들어 ‘잇-다’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억공간 잇-다’ 외부.

자문위원단 위원은 이미경 시의원(복지안전위원장), 김웅진 매산동주민자치위원장, 정선영 성매매피해자 현장상담소 돋움 소장, 시 도시디자인단 공무원 등으로 꾸려졌다.

‘기억공간 잇-다’는 이름은 자문위원단이 선정했다.

►‘기억공간 잇-다’ 외부.

무려 60년간 세상과 철저히 단절됐던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를 시민들과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어두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잇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자문위원단은 3월24일 잇-다에서 두번째 회의를 열고 공간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자문위원단이 ‘기억공간 잇-다’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

자문위원단은 ‘잇-다에 상설 전시될 콘텐츠는 성매매집결지가 있던 공간의 역사적 정체성을 내포하면서 밝은 미래를 담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잇-다’는 이름에 어울리게 과거(수원역성매매집결지)와 현재를 잇는 공간 스토리가 담긴 콘텐츠 개발 등 제안도 나왔다.

또 ‘잇-다’ 공간운영·활용방안은 규정하지 말고, 앞으로 공간주변 확장을 고려해 그에 맞춰 만들기로 했다.

시는 전시공간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5월 이후 ‘잇-다’를 개관할 계획이다.

‘기억공간 잇-다’와 녹지공간 조성은 60년 동안 세상과 단절됐던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 일원이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첫걸음이다.

■성매매집결지 흔적 사라지다.

수원역성매매집결지내 모든 성매매업소는 2021년 5월31일 자진 폐쇄했다.

이후 10개월이 지난 현재 성매매집결지 흔적은 거의 사라졌다.

2~3곳 남은 업소에 자물쇠로 채워진 ‘유리방(쇼 케이스)’이 성매매집결지였음을 알려준다.

이 유리에 ‘본 업소는 은하수 마을 발전을 위해 자진폐쇄 했다’는 글씨가 적힌 안내문이 붙었다.

불과 1년 3개월전 2020년 12월 수원역성매매집결지내 유리방은 113개에 달했다.

거리 곳곳에 ‘임대문의’라는 홍보물이 붙은 신축건물이 잇달아 들어 섰고, 공사를 진행중인 건물도 여럿이다.

‘잇-다’ 바로 맞은 편에 지금 3층짜리 건물이 건립되고 있다.

시가 2021년 소방도로는 차량들이 원활하게 통행하고 있다.

소방도로 개설전 성매매집결지내 도로 폭은 2m 정도로 차량통행이 불가능, 화재 등 재난발생시 대형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시는 현재 2단계 도로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2월까지 옛 성매매집결지내에 폭 6m, 길이 50m 도로가 만들어 진다.

2021년 옛 수원역성매매집결지 곳곳에 엘이디(LED) 가로등과 방범·불법 주정차단속겸용 CCTV를 설치, 시민들이 안전하게 통행하는 밝은 거리가 됐다.

화재 등 재난사고에 대비하는 안전체계도 구축했다.

2021년 10월26일은 1999년 7월 지정됐던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 22년 만에 해제된면서 청소년들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시는 올해 ‘수원역 역세권 미래비전 및 발전구상 용역’ 추진으로 매산로1가 일원의 역세권기능 강화 방안, 주변지역과 연계한 장기발전방안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기억공간 잇-다’는 과거를 기억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다” 며 “시민들이 공감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겠다. 거리를 산뜻하게 정비해 시민들이 언제든 편하게 찾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원시정연구원이 발간한 『빵과 장미 프로젝트:수원역성매매집결지를 기록하다』

한편 수원시정연구원(SRI) 수원학연구센터와 수원시 도시관리과는 2021년 수원역성매매집결지 기록화사업에 나서 그 결과물로 『빵과 장미 프로젝트:수원역성매매집결지를 기록하다』를 올해 3월 발간했다.

‘빵과 장미’는 유엔이 지정한 국제기념일 세계 여성의 날(매년 3월8일)을 상징하는 구호로 빵은 ‘생존’, 장미는 ‘인권’을 의미하는 동시에 수원역성매매집결지 폐쇄가 추구하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