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시행과 관련, 필리버스터(filibuster)에 참여한 야당 국회의원들이 6월7일 ‘테러빙자 국민사찰법 시행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는 “테러방지를 빙자한 국정원의 일상적인 국민사찰을 무제한 허용하는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야당 국회의원들이 장장 9일, 총 192시간 동안 무제한 토론으로 맞섰지만,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을 강행 ·통과시켰다” 며 “정부는 이미 갖추고 있는 대테러 장치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마치 테러방지법이 없어 테러 위험에 항시 노출돼 있는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들은 테러방지법이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형식적 핑계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필리버스터 국회의원 모임은 국정원이 테러방지법을 핑계로 국민들을 무차별 사찰하며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테러방지법개정안을 마련하고 조속히 통과시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인권수호에 앞장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은 김경협·김관영·김용익·김현·박영선·박원석·서기호·신경민·안민석·오제세·이석현·이학영·임수경·전정희·정청래·주승용·최민희·추미애·한정애·홍익표 등 20명에 이르는 필리버스터 참여 국회의원들이 동참했다.

한편 성명을 발표한 ‘필리버스터 모임(간사 안민석·부간사 정청래)’은 19대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참석한 야당 국회의원들이 5월16일 결성한 모임으로 테러방지법 개정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리버스터(filibuster·議事妨害)-의회 안에서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뤄지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행위. 주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영국 의회는 프리부터(freebooter)라고 한다.

■성명(전문)

테러빙자 국민사찰법 시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19대 국회 야당 의원들은 테러방지를 빙자한 국정원의 일상적인 국민사찰을 무제한 허용하는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장장 9일, 총 192시간 동안 무제한 토론으로 맞섰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테러방지법을 강행 통과시켰다.

이 같은 오만과 불통,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은 4·13 총선에서 엄중히 심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 어떤 재고의 여지도 없이 테러방지법을 예정대로 6월4일 시행했다.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이 테러위험인물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에게 무차별적인 인권침해를 자행할 수 있는 반민주적인 법안이다.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이러한 독소조항의 악용 우려를 불식시켜 줄 것을 기대했으나, 지난 15일 발표된 시행령은 오히려 본 법안의 내용보다도 더욱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시켜 박근혜 정부의 국민사찰 의도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 동안 정부는 이미 갖추고 있는 대테러 장치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마치 테러방지법이 없어 테러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해 왔다. 그러나 국민들은 테러방지법이 정권에 반대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형식적 핑계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필리버스터 의원모임은 공작과 사찰 정치의 온상인 국정원이 테러방지법을 핑계로 국민들을 무차별 사찰하며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조속히 통과시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인권 수호에 앞장설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가 테러방지법을 발판으로 국민들의 인권을 유린한다면 야당은 물론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숙히 경고하는 바이다.

2016년 6월7일

김경협·김관영·김용익·김현·박영선·박원석·서기호·신경민·안민석·오제세·이석현·이학영·임수경·전정희·정청래·주승용·최민희·추미애·한정애·홍익표

※별첨(5월16일 결성 및 결의문 전문)

오늘 이석현 국회부의장 초청으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필리버스터 의원 오찬 간담회에 야 3당 의원들이 참가해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필리버스터 의원 모임을 결성했고 간사에 안민석 의원, 부간사에 정청래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매분기 마다 정례적인 모임을 열어 그때그때 시국현안을 의논하고 필요한 때는 견해를 표명키로 했다.

다음과 같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각 당 신임 원내대표에게 전달키로 했다.

■결의문

우리 의원들은 금년 2월, 필리버스터를 통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국회통과 저지를 위해 노력했다.

필리버스터는 모처럼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의 계기가 되어 많은 국민이 정치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

우리의 호소에 많은 국민들께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지만, 송구스럽게도 테러방지법은 제정됐다.

제20대 국회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충정과 국민의 열망을 존중하여 테러방지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각 당 원내대표에게 테러방지법에 대해 다음의 독소조항을 포함한 전반적인 개정작업에 돌입할 것을 촉구키로 결의한다.

< 다 음 >

1. 국정원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국민 누구나 테러위험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한 제2조제3호

2. 법원의 통제없이 개인정보와 위치정보를 국정원이 요구, 수집할 수 있도록 한 제9조제3항

3. 국정원만 아는 테러위험인물과 자신도 모르는 새, 접촉한 국민들을 추적조사할 수 있도록 한 제9조제4항

4. 무제한적인 핸드폰 감청을 가능케 한 부칙 제2조제1항

2016년 5월16일 필리버스터 의원 모임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