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은 미래교육의 논의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학습자 주도성 담론을 계보학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적 접근을 시도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남미자 연구책임 부연구위원이 연구·발표한 ‘학습자 주도성의 교육적 함의와 공교육에서의 실현가능성 탐색’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학습자 주도’라는 용어 의미는 학습자가 이끄는 것(learner-driven)으로 즉, 학습 내용과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여겨지면서 학습자 주도는 곧 학습자 개인의 선택과 책임 문제로 환원됐다.

그 과정에서 학습자는 소비자로, 교육은 상품으로 대체되는 학습자 주도 담론과 미래교육 담론이 만났을 때 개별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강조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계층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공교육이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학습자 주도성을 대표하는 국내·외 사례분석 결과에서도 학습자 주도의 개념이 불분명하고, 교육내용 또는 목적으로 의미화 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학습자 주도성을 단지 학습자의 선택이나 자유와 같은 권리의 측면뿐 아니라 모든 존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며, 상황과 맥락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고 오히려 교사 및 다른 학습자와 관계성을 바탕으로 공동 또는 집단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정의했다.

학습자 주도성의 대안적 접근은 지금까지 학습자 주도성에 관한 주류 담론이 도외시했던 공적영역에서 학습자 주도성의 논의와 학습자 개인을 넘어 사회적 존재로서 시민이 감당해야 할 책무성을 다루게 되면서 학습자 주도성 발현에 공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을 밝혔다.

또 학습자 주도성의 강조가 교사나 학교의 역할 축소가 아닌 오히려 더 치밀하고 세밀한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남미자 부연구위원은 “공교육은 ‘서로-함께-존재함’이라는 공적 시민으로서 책임감이라는 삶의 주도성을 연습하는 장소로서 의미화 돼야 하고 제도로서 공교육은 공교육의 장 안의 모든 사람이 각자의 자리·장소를 가지고 고유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공간으로 재구조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