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Today's 텔링] 긴 밤 지나 아침이미숙 기자(언론학 박사) 칼럼
이미숙  |  namu0224@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10.05  13:28:2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Today’s 텔링] 이미숙 기자 = 긴 밤 지나 아침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이맘때 쯤 강원도 정선은 이미 춥다.

올 들어 처음으로 보일러 온도를 올리고 취침한 경험도 어젯밤 정선이었다.

뜨거운 볕이 내리는 한낮을 지나 어둠이 드리우면 급하게 낮은 기온이 파고들어 소스라친다.

분주히 오가는 발걸음 끊긴 가을 들녘을 바라보며 가을 때문에 가슴이 사무치게 쓸쓸하다.

이 가을은 ‘애수로 다가오는 쓸쓸함을 즐길 줄 아는 자만이 만끽할 자격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을밤 후비고 지나가는 통증에 종지부를 찍는다.

올해 맞는 첫 싸늘함에 낯설어 하며 그대로 마음을 맡겨 본다.

그 쓸쓸함은 또 다른 내 삶이라고...

여러 가지 감정을 쏟아내던 밤이 지나고 아침.

코스모스 늘어진 산책길에서 이슬을 본다.

이 설렘은 뭔가.

쓸쓸함 후벼놓은 가슴 한곳에 희망하나 심어 놓은 예쁜 꽃길에 반했다.

삶이 그러하리.

새벽, 동이 트기 직전이 하루중 가장 어두운 때라는 말이 그렇듯 인생이라는 굴곡은 가장 힘든 때를 이기고 넘겨야 떠오르는 해가 값지게 느껴지는 진실을 깨닫는다.

어둠이 힘들어 주저앉는다면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스산한 가을밤, 정선가는 길.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서성거리던 문 닫은 휴게소 앞에서 또 다른 내 삶의 쓸쓸함이 즐겨지는 이유의 답을 이렇게 찾아 낸다.

알 수 없는 통증, 그리고 설렘의 교차.

그건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끝없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리라.

사랑만큼 사람을 견디게 해주는 그 무엇이 또 있을까?

기다림 마저도 아름답게 하는 사랑은 그래서 어둠이 없다.

아침 해 높이 뜨니 어느새 후끈한 공기가 몸속으로 스며든다.

지난밤 을씨년스런 속이 언제였냐는 듯 밝은 빛이 기쁨으로 벅차다.

긴 밤 지나면 아침이 오듯 그게 새 힘이고 희망이 된다.

감사하며 시작하자.

가을 아침에 감탄 하나 찍었으니까.

이미숙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최신 댓글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평택시 비전로 48번길 26(2층)  |  대표전화 : (010)5345-9118
제호 : 투데이경기  |  등록번호 : 경기 아 51006  |  등록일 : 2014년 6월 23일  |  발행·편집인 : 조윤장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조윤장
Copyright © 2025 투데이경기. All rights reserved. e-mail : todaygg111@naver.com
외부 필진 글(칼럼·기고)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