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

수원은 걷기에 좋은 길이 참 많다.

이 가운데 시가 야심차게 마련한 걷기코스 ‘팔색길’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팔색길 안내도.

시전역 곳곳에 산재한 산길, 물길, 역사, 먹거리, 문화 등 다양한 자원과 연계되면서 시민들이 몸을 건강히 하고 마음을 힐링하는 코스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시는 민선 5기가 시작됐던 2010년 최초로 걷기 좋은 수원 팔색길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시민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모니터링 등 과정을 더해 3단계에 걸쳐 8개 걷기 코스가 만들어 졌다.

►수원 팔색길 화성성곽길에 속한 동장대 인근.

옛길과 등산로, 하천길을 연결하고 단절된 구간은 되살리고 이정표와 쉼터 및 그늘을 만들어 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걸을 수 있도록 했다.

2014년말 팔색길이 완성된 이후 시는 이를 안전하고 걷기 좋은 길로 만들기 위해 주변 수목과 시설물을 유지·관리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운영했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입된 이래 각종 프로그램은 주춤하지만 팔색길은 여전히 걷기를 좋아하는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콕생활’에 동참하며 갑갑하고 우울해진 일상을 환기하기 위해 팔색길 코스 가운데 집에서 걷기 좋은 가까운 곳을 추천한다.

◇물을 따라 생명이 흐르는 ‘모수길’

팔색길에서 최초 개발된 모수길은 광교저수지, 수원천, 서호, 서호천등 물길을 따라 수원 중앙부를 긴 타원형으로 돌아보는 코스다.

‘물길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백제시대때 모수국이라 불렸던 점에 착안해 명명됐다.

►팔색길 첫번째 길-모수길 코스중 서호공원.

코스는 광교공원~화홍문(방화수류정)~팔달문시장~수인선협궤열차길~잠사과학박물관~서호공원~광교산~광교공원으로 연결된다.

중간지점 어디서든 출발해도 코스로 합류할 수 있기에 가까운 지점에서 출발해도 좋다.

22.3㎞를 걷는데 7시간20분이 소요된다.

늦여름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일대 녹음과 왕이 만든 시장으로 역사성이 높은 팔달문시장을 거쳐 수원팔경중 하나인 서호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는 행운도 만날 수 있다.

◇나무하던 옛길을 따라가는 ‘지게길’

두번째 코스는 나무꾼이 나무하러 다니던 옛길을 따라 개발된 지게길이다.

북부권역의 호젓한 광교산 숲길과 광교천 수변길을 함께 즐기는 자연친화적 코스다.

광교쉼터~광교 마을회관~한철약수터~항아리화장실~파장시장을 연결하는 7.1㎞ 거리로 약 2시간30분이 소요되는 비교적 짧은거리인 만큼 걷기 초보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팔색길 매실길 코스에 포함된 국립산림과학원 일대.

다만 출발점과 도착점이 연결되지 않아 회귀할 수 없으니 출·도착지점을 확인해 걷기계획을 세우면 좋다.

광교산 산림욕장을 지나 산길을 따라 한철약수터와 금암약수터를 지나면 파장초등학교로 이어지는데 이 길이 옛날 광교산자락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던 통학길이었다.

◇흙길의 따스함 느끼는 ‘매실길’

호매실동 등 서수원권 주민들은 매실길을 이용하면 좋다.

철새들의 아지트 황구지천과 칠보산, 호매실천 등이 연결되는 생태중심 코스다.

►팔색길 수원둘레길 코스중 광교산 인근에 설치된 걷기길 안내판.

국립산림과학원~수원시농업기술센터~칠보산여가녹지~왕송저수지~일월저수지~황구지천~국립산림과학원으로 서수원 권역을 한바퀴 도는데 18.1㎞ 6시간 소요된다.

칠보산 여가녹지 등 잠시 쉬어 갈 장소들이 마련돼 도심속에서 농촌정경을 듬뿍 느끼며 힐링할 수 있다.

청둥오리, 백로 등 철새가 날아드는 황구지천을 따라 이어지는 흙길이 주는 특유의 안정감과 따스함은 걷는 사람만이 느끼는 선물이다.

◇도심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여우길’

동수원권과 광교신도시 인근 주민들은 여우길이 가깝다.

‘옛날에 여우가 많이 살았다’는 유래에 따라 이름 지어진 여우길은 광교공원과 광교호수공원을 연결하며 산책할 수 있다.

원천호수공원 원천저수지~봉녕사~광교공원~경기대학교(수원박물관)~광교역사공원~원천호수공원 원천저수지로 10.7㎞를 3시간40분이면 걸을 수 있다.

여우길은 도심을 경유하는 코스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아 풍성하게 느껴진다.

수원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사찰 봉녕사는 무려 800년을 자랑하는 향나무를 만나고, 광교역사공원에서 370년 된 느티나무보호수의 정기를 받고, 수원박물관과 광교역사공원에서 다양한 역사지식도 쌓을 수 있다.

◇영통의 푸른 녹음을 만끽하는 ‘도란길’

영통의 공원과 녹지, 원천리천을 연결한다.

영통중앙공원~영흥공원~영흥공원축구장~원천리천~머내생태공원~매여울공원~늘푸른공원~벽적공원~신나무실공원~영통중앙공원 코스다.

영통중앙공원에서 원천리천으로 가는 길은 영통도서관 앞에서 두갈래로 나뉘어 대표길과 마을길을 선택할 수 있다.

총 11.1㎞ 구간에 2시간50분 소요된다.

영통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주는 풍성한 녹음과 다채로운 도심속 공원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수원 경계를 두발로 돌아보는 ‘수원둘레길’

시 전체 경계를 연결하는 수원둘레길은 걷기의 달인들이 도전해 볼 만한 코스다.

광교호수공원~영통가로수길~원천리천~황구지천~칠보산~왕송호수~밤밭청개구리공원~효행공원~광교산~광교호수공원으로 이어진다.

총 연장이 58.5㎞에 달해 걷는시간이 22시간 이상 소요된다.

특히 광교산 등산코스가 포함된 만큼 걷는사람의 상황과 편의에 맞춰 구간을 나눠 돌아보는 게 좋겠다.

광교산, 칠보산 등 수원의 명산과 원천리천, 수원천, 황구지천, 신대호수, 원천호수, 왕송호수 등 수원의 대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코스를 마무리하면 시 경계를 걷기로 확인한 자부심은 덤이다.

현재 일부 공사중인 구간은 우회로로 안내되고 있다.

◇정조대왕의 효심을 되새기는 ‘효행길’

일곱번째 코스 효행길은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이 담겼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묘(현륭원)를 참배하면서 왕래하던 길을 주제로 구성됐다.

효행공원~노송지대~만석공원 만석거~장안문~화성행궁~팔달문~수원천으로 이어지는 12.3㎞를 4시간30분 코스다.

순환하지 않는 코스이므로 출발점과 도착점을 확인하는 게 좋다.

능행차시 길목을 수놓았던 낙락장송 울창한 노송지대와 장안문 등 웅장한 역사유적이 많다.

특히 용지대월(용연에 비치는 보름달), 화홍관창(화홍문 수문 위로 뜨는 무지개), 북지상련(만석거에 곱게 핀 연꽃), 남제장류(수원천 제방에 늘어선 수양버들) 등 수원팔경 다수가 포함돼 의미를 알고 가면 색다르다.

◇수원화성의 진수를 경험하는 ‘화성성곽길’

마지막 코스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한바퀴 돌아 보는 화성성곽길이다.

화서문~화서공원~장안문~화홍문~창룡문~팔달문시장~영동시장~못골시장~미나리광시장~팔달문~수원향교~팔달산~화성행궁으로 이어지는 총 5.1㎞에 2시간이 소요된다.

수원화성 곳곳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색다른 매력도 느껴 볼수 있다.

팔달산을 따라 둘러쳐진 성곽위를 걸으며 도심 한복판에서 조선의 향기를 마시고 사통팔달 탁트인 전경을 바라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