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출신 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 시인(1916년~1998년)을 기리기 위한 박두진문학관이 11월16일 개관한다.

그의 삶과 문학적 발자취를 조명하고 문학을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공감하는 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건립된 박두진문학관.

► 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 시인

안성시가 앞서 2016년 4월 박두진문학관 기본설계에 착수한 이래 건물을 세우고 전시 준비과정을 거쳐 2년6개월만에 왼성됐다.

박두진문학관은 안성맞춤랜드 북쪽 자락 1만512㎡ 부지에 옥상을 포함한 지상 3개층 총 면적 999.45㎡ 규모로 건립됐다.

박두진 시인 유족이 기증한 750점에 이르는 그의 관련자료를 바탕으로 건립된 박두진문학관은 저서, 친필원고, 유품, 수석, 글씨, 그림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삶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상설전시실과 박두진 관련 주제의 전시가 펼쳐질 기획전시실을 비롯한 영상 상영과 강의가 가능한 다목적실, 2천권의 열람용 도서가 준비된 북카페와 휴게공간, 박두진 관련자료가 보관된 수장고 등 시설로 구성됐다.

개관식은 16일 오후 2시 박두진문학관 앞마당에서 박두진 시인의 부인 이희성 여사(동화작가)를 비롯한 유족, 우석제 시장, 김학용 국회의원 등 기관단체장, 조남철 前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 박두진 제자, 문화예술인, 시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성을 사랑하고 안성의 자연과 교감하던 박두진 조명-

○일제강점기부터 60년간 20권에 이르는 시집을 펴내고 1천편의 시와 400편이 넘는 산문을 발표한 박두진은 1916년 3월10일 안성에서 출생났다.

그가 태어난 곳은 안성읍 봉남리 360번지로 지금은 안성여자중학교가 들어섰다.

박두진은 4살까지 이 곳에 살다가 ‘가터’(현재의 가사동), ‘양협’(양복리)을 거쳐 ‘고장치기’로 불리던 보개면 동신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안성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4년 안성을 떠날 때까지 박두진이 안성에서 살던 20년은 문학적 상상력과 정서를 길러 줬던 시간이었다.

안성 남쪽에 자리한 청룡산(서운산)을 넘는 강렬한 햇빛과 ‘고장치기’의 짙푸른 하늘, ‘사갑들’의 거센 바람으로 기억된 안성의 자연은 훗날 박두진 시의 중요한 소재가 됐다.

안성의 자연환경은 박두진 문학을 이해하는데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박두진은 생계를 위해 서울로 떠난 이래 시인이 돼서도 늘 안성의 자연을 그리고 노래하며 여든셋 삶을 살다 귀향, 비봉산 자락에 묻혔다.

박두진문학관은 이런 점을 고려해 박두진 문학의 근원이었던 안성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안성맞춤랜드 북쪽 끝편에 비봉산을 바라보며 세워졌다.

○또한 문학관 개관에 맞춰 박두진의 유년시절을 조명하고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주제로 개관기념 특별전 <박두진과 안성>이 열린다.

특별전은 <안성공립보통학교 박두진 학적부> 복제본, <안성공립보통학교 아동문집> 복제본, 박두진 친필 <박두진 이력서>, <고향 하늘 햇살> 원고 등 안성과 관련된 자료 30점이 전시된다.

특히 6.25전쟁 직후 안성으로 피난을 왔다가 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뒤 공군 소속 문인단체 <공군종군문인단(창공구락부)> 일원으로 활동했던 당시의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박두진은 1926년 학조 창간호 ‘카페 프린스’로 등단한 정지용 시인(1902년~1950년)의 추천으로 1939년『문장』에 시「향현(香峴)」,「묘지송(墓地頌)」등을 발표했다.

이화여대와 연세대 교수를 역임하고 1998년 타계했다.

『청록집[공저]』(1946),『오도(午禱)』(1953),『거미와 성좌』(1962),『인간 밀림』(1963),『하얀 날개』(1967),『고산식물』(1973),『사도행전』(1973), 『수석열전』(1973),『야생대』(1981),『포옹무한』(1981) 등 시집을 발간했다.

1984년 범조사에서『박두진 전집』을 간행했다.

이 밖에 수상집으로『생각하는 갈대』(1970),『언덕에 이는 바람』(1973), 『그래도 해는 뜬다』(1986)와 시론서『한국현대시론』(1970),『현대시의 이해와 체험』(1976) 등이 있다.

아시아자유문학상(1956년), 서울시문화상(1962년), 3.1문화상(1970년), 예술원상(1976년) 등을 수상했다.

박목월·조지훈 시인과 공저한『청록집』은 일제말기 한국인의 겨레 인식과 저항적 자세를 주로 자연을 제재로 시화하고 있다.

「향현」에서 오랜세월 동안 침묵속에 지내 온 산에서 힘차게 치솟아 오를 저항과 창조의 불길을 예기하는 시상을 드러내어 일제치하의 암울함을 의기(意氣)로써 이겨내는 분노의 서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미의식은 ‘일제에 의해 민족주체성이 훼손됐다’는 인식과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저항의식에 기반한 것이다.

「묘지송」에서 죽음의 의식을 떨쳐 버리고 새로운 삶을 예견하는 햇빛을 노래해 조국의 미래를 소생케 하는 늠연한 기상을 종교적 의미까지 함축하면서 드러냈다.

또「푸른 하늘 아래」에서 부정적 힘에 정면대결의 시상을 펼쳐보여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평화공존을 형상화한다.

박두진의 초기시는 이처럼 전통적인 여성적 정한(情恨)에서 벗어나 남성적 기개(氣槪)를 시화한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작품에 수용된 자연은 ‘근원적으로 순응과 화합의 지혜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창조적 결단성이나 생성의 의미를 내장하고 있다.

해방 뒤에 쓰여진「해」는 신생 한국의 창조적 의지를 형상화한 대표적 작품이다.

이후『하얀 날개』에 이르기까지 박두진은 시대의 부정적 가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다루면서 이념적으로 절대적 가치의 추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가치추구의 정신을 바탕으로 그의 후기 시편들은 세속적 삶을 순화하며 혁신하는 자세가 더욱 심화돼 갔다.

즉『고산식물』,『사도행전』,『수석열전』,『야생대』,『포옹 무한』등에 걸쳐 시대의 부조리에 맞서 싸우며 이를 희생적으로 극복하는 시적자아의 의기와 함께 구도적 정신의 높은 표적을 향한 시심의 심화를 보게 된다.

작품목록-청록집, 해, 현대시집 Ⅲ, 오도, 박두진 시선, 시와 사랑-자작시 해설
거미와 성좌, 인간밀림, 한국현대시론, 고산식물, 사도행전, 수석열전, 속·수석열전, 현대시의 이해와 체험, 야생대, 예레미야의 노래, 포옹 무한, 박두진 전집, 박두진 시집, 한국현대시문학대계 20, 박두진 전집 등(출처-한국현대문학대사전)

자세한 사항은 문화관광과 박형준 담당(전화 678-2505)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