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성매매집결지 여성인권을 위한 수사하고 체계적인 지원체계와 대책을 마련하라!｣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촉각을 기울이고 있으며 수원역 집결지의 안전 또한 생각하게 만든다.

수원 성매매업소 건축물은 1930년대부터 사용승인을 받기 시작해 점차 1960년~1980년대에 확대됐다.

집결지 면적중 허가 건축물이 대부분이며 주택이나 여관,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돼 있다.

그 외는 무허가 건물과 사유지가 섞여있다.

수원역 집결지는 밀폐된 구조이기에 안전관리의 문제가 많고 현재까지도 오래된 건축물로 존재하고 있어 화재위험이 높을 것이다.

그 곳은 여성들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

여성을 상품으로 거래되는 폭력적인 공간이 ‘안전’을 생각할 수 있을까?

수원역 집결지 내 좁은 골목은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있어 구분돼 있지 않다.

골목안에서 화재가 난다면 소방관계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며 도로밖으로 나오는 입구의 거리가 먼 업소도 있다.

가연성인 자재도 있어 쉽게 번질 위험성이 높고 마땅한 대피시설도 없다.

화재에 취약한 집결지 공간이 단순히 소화기가 설치되었다는 이유로 집결지를 그대로 방치된다면 천호동 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처럼 수원역 집결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2005년 서울 미아리집결지 화재사건 이후 화재사고와 재발방지를 위해 집결지가 화재경계지구로 확대되는 시기였다.

경기도청은 2005년 수원역 집결지를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해 특별 관리중이라고 했다.

현재 화재점검사항 내용에는 소화기 비치 여부, 소화전 앞과 비상통로 불법 적치물 여부, 방화벽과 피난 유도 관리, 비상 탈출용 구조대와 완강기 관리실태 등 만으로 이뤄지는 점검이 정말 화재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인가.

천호동 또한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돼 특별관리를 받아왔던 지역이었으나, 오히려 이번 사건을 통해 소방당국의 대응만으로는 화재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음을 반증하게 된 셈이다.

또 성매매알선업주들이 소방당국과 함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면피적 구실만 줄 뿐이다.

소방관계자는 “한터전국연합 수원지부와 연계해 소방훈련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터전국연합은 누구인가?

불법영업을 하는 업주들이다.

그런데 불법영업하는 이들과 소방훈련을 시행한다고 말하는 소방관계자의 말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누구의 안전을 책임지는가?

불법영업을 단속해야하는 이들은 국가, 지자체, 수사당국, 화재예방을 해야 하는 소방당국, 언론이다.

그런데도 불법영업을 하는 이들과 소방훈련을 한다고 당당히 말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전국에 있는 집결지에서 일어난 화재로 인한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과 2002년, 군산 대명동, 개복동에서 일어난 화재참사로 인해 여성들이 사망했고 그 후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었으나 이후에도 매해 일어난 화재참사에 정부와 소방당국은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여성 개개인이 책임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문제 상황들을 방치했다.

집결지 내부 성매매업소의 형태가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취약한 공간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고, 대책 역시 근본적인 문제를 바라보기 보다는 ‘화재’ 와 ‘예방’에 그쳤다.

국가가 성매매를 주도하고 방치해 왔던 역사에 대한 어떠한 평가나 성찰 없이 여성 각각에 대한 책임으로 돌려버리고 근본적인 원인해결을 회피하고 마는 방식은 이제 그만 되풀이되어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이가 죽어야 진정한 대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인가.

이에 여성단체들은 꾸준히 대책을 요구하고 제안해왔으나 같은 사건들이 반복될 뿐이었다.

본 사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책임지는 태도와 대책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성매매집결지 여성인권을 위한 수사를 실시하라!

둘째, 성매매집결지를 즉각 폐쇄하여 여성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대책을 마련하라!

셋째, 여성인권 감수성을 통한 언론을 보도하라!

2018년 12월28일 (사)수원여성의전화 부설 성매매피해상담소 ‘어깨동무(전화 244-8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