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금곡동에 사는 김영애(44) 주부는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녀)’였다.

20대 중반부터 여행사에서 일했던 그녀는 결혼하고 첫 아이 임신때 입덧이 심해 직장을 그만뒀다.

29살 되던 해였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경력단절’이 길어 질줄은 몰랐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다시 직장생활을 하려고 했으나 둘째를 낳고 정신없이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자신이 없었다.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고 직장경력은 너무 오래전 일이었다.

‘할 줄 아는 것 없는 아줌마를 누가 써줄까?’라는 생각에 자존감도 낮아졌다.

올해 3월 일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수원시 팔달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발견했다.

막연한 희망을 품고 센터를 찾았다.

상담사는 ‘집단상담 프로그램 기본과정’ 참여를 권했고, 그녀는 5일간 교육을 받았다.

상담사 추천으로 4월부터 직업교육훈련 ‘융합교육지도사 양성 과정’에 참여했다.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낯설었던 컴퓨터와 친근해 졌다.

3개월에 걸쳐 220시간 교육받고 수료했다.

수료 뒤 3일 만에 면접을 거쳐 팔달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 지원사업인 ‘소프트웨어코딩레벨업 과정’ 보조강사로 일하게 됐다.

무려 15년 만의 취업이다.

김씨는 코딩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수원시가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사업으로 여성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녀와 같이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에게 전문적인 직업교육훈련을 제공하고,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연결해 준다.

시가 총괄하고 팔달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사업을 수행한다.

센터에서 일하는 취업상담사, 창업매니저, 직업상담사 등이 경력단절여성들의 적성, 희망직업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소개해 준다.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 취업의욕을 상실했거나 자신감이 부족한 경력단절여성들에게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북돋워 준다.

진로를 설정하지 못한 여성은 ‘기본과정’(5일), 진로를 설정한 여성은 ‘심화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직업 선호도 검사, 역량직업 탐색 등으로 직업적성을 파악하고 모의면접 등으로 ‘취업실전’에 대비한다.

전문직 일자리를 얻는데 도움되는 직업훈련과정도 운영한다.

팔달새일센터는 ‘뷰티 코디네이터’ , ‘융합교육 지도사’ 등 4개 과정을, 영통새일센터는 ‘취업매니저’ , ‘치매예방트레이너’ 등 6개 직업훈련과정을 운영한다.

새일센터 교육과정에 참여한 구직자와 새일센터를 거쳐 취업한 여성을 대상으로 사후관리사업도 있다.

취·창업지원(취·창업 동아리 운영), 경력단절 예방·경력개발(코칭) 워킹맘 자녀 진로탐색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직업훈련과정 수료 뒤 바로 취업하지 못한 구직여성들은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취·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할 수 있다.

뷰티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이수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겟미뷰티’, 베이커리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이 참여하는 ‘빵 공작소’ 등 다양한 동아리가 있다.

동아리 공모로 가능성 높은 동아리를 선발하고 활동비, 멘토링(전문가 상담) 등을 지원한다.

경력단절여성이 취업 뒤 직장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여성 인턴십 지원’도 있다.

여성 취업 기업에 ‘인턴채용 지원금’을 지급,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이들 센터의 구인등록은 1만1천27건, 구직등록은 1만1천916건에 달했다.

취업자는 2천909명이었다.

또 직업교육훈련에 216명이 참여한 가운데 208명이 수료했다.

여기서 139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원시의 경력단절여성 맞춤형 일자리 사업은 ‘여성 고용률 상승’이라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통계청이 주관하는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원시 2019년 여성 고용률은 49.7%로 2018년 상반기 보다 2.9%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