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에 기반한 사건계수자료 GDELT(Global Data on Events, Location and Tone)를 활용, 남·북관계 역학구조를 20년에 걸쳐 통시적으로 분석하고 변화과정을 추적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남·북관계 연구는 특정 주요사건 중심으로 단기간 상호관계를 설명하거나 보수진영 또는 진보진영 등의 논리에 따라 이념적 선호를 정당화하는 연구가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이 연구는 북한연구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여 북한을 과학적이고 객관적 시각으로 다룬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연구원은(GRI) ‘빅데이터 기반 GDELT 활용 남·북관계 시례열 분석:협력과 분쟁의 역학’을 발간하고 남·북관계 연구의 검토와 계량분석, 남·북한 양자관계 분석, 남북관계 대안과 전망을 다뤘다.

연구원은 이를 위해 2000년 1월~2020년 1월까지 241개월간 남·북관계의 전개과정을 월별자료로 누적하고, 상호관계의 역동적 전개를 ‘협력’ 과 ‘분쟁’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중치를 기준으로 남한의 북한 협력(18.3)은 북한의 남한 협력(17.5) 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분쟁에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발사실험과 같이 ‘고강도·저빈도’ 특성을 보이는데 반해 남한은 북한의 비난과 경고와 같은 ‘저강도·고빈도’ 행태가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남한의 분쟁이(-5.5)이 북한의 분쟁(-3.5)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이유없이 도발한다’는 통상적 믿음은 ‘이념적 선호가 만든 인식의 오류’라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의 대북관계는 ‘진보정부가 보수정부 보다 온건하거나 유화적’이라는 인식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한의 북한 협력도 노무현 정부(14.13) 보다 이명박 정부(16.13)가 북한에 더 협력적이었다.

북한의 남한 분쟁은 박근혜 정부(-5.32) 보다 문재인 정부(-6.77)에 더 분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에서 협력과 분쟁을 결정하는 변수는 정권의 이념성향이 아니고 호혜성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통계분석에 따르면 ‘남한의 북한 협력’이 ‘북한의 남한 분쟁’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이와 동시에 ‘북한의 남한 협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동시에 존재하는 나타났다.

이는 북한정권 특성상 남한의 지원과 교류에 따른 체제이완과 주민 통제력 상실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북한의 남한 협력’ 증가는 ‘북한의 남한 분쟁’을 약화시키는 개선효과로 남한은 북한 교류와 협력을 지속함으로써 한반도 분쟁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우 연구위원은 “남·북한 상호관계는 기본적으로 분쟁이 협력을 압도하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협력의 기조가 분쟁의 기조 보다 우세하게 작용하는 점에서 남·북한이 공동노력을 통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고 평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