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약사면허를 빌려 약을 제조·판매하는 이른바 ‘사무장약국’을 운영하거나 의약품 공급업자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무장, 약사, 병원관계자들이 경기도특별사업경찰단(이하 특사경·단장 인치권)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인치권 특사경 단장이 의료기관 불법행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인치권 단장은 4월15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6월부터 도내 의료기관의 불법행위를 수사한 결과 사무장약국을 불법으로 개설·운영한 사무장 1명과 약사 1명을 형사입건하고, 납품업자에게 리베이트 성격의 현금을 받은 병원 이사장, 행정처장, 법인 2개소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사경 수사 팀원들이 불법 사무장 약국 현장을 단속하고 있다.

특사경에 따르면 약사면허가 없는 사무장 A씨는 매월 450만원~600만원 급여를 주기로 하고 고령의 약사 B씨 명의를 빌려 약국을 불법 개설했다.

약사 B씨는 약국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받을 수 있도록 통장을 만들어 사무장 A씨에게 건네주고 급여를 받는 봉직약사로 근무했다.

►특사경이 압수한 압수물 자료.

이들은 2017년 2월~2018년 8월까지 용인시에서 1년6개월, 2019년 4월~2021년 2월까지 화성시에서 1년10개월 등 모두 3년4개월간 사무장약국을 불법으로 개설·운영했다.

이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로 약 1억5천만원을 청구하는 등 총 10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겼다.

나머지 8억5천만원에 ▲사무장 A씨가 환자들에게 전문의약품 등 8천건을 조제하고 약 2억3천만원 상당의 조제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판매한 금액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부신피질호르몬제와 오·남용 우려 의약품을 처방전없이 판매한 금액 등이 포함됐다.

약사법에 따라 약사가 아닌 자의 약국 개설과 무자격자의 의약품 조제 및 판매 행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 1억5천만원은 전액 환수조치된다.

또 의료기관 리베이트 수수행위로 C병원 행정처장 D씨는 의료기기 판매업자, 의약품 공급업자에게 현금 약 4천200만원을 리베이트로 받아 병원이사장 E씨에게 보고하고 이를 병원 운영비로 사용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의료기기 구매단가를 낮출 목적으로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 없이 의료기기 구매대행업체를 병원내에 설치했고, 이 과정에서 입원실을 줄였지만 주무관청에 변경허가를 받지 않았다.

의료법에 따라 부당한 경제적이익 등을 취득한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의료인이 2천500만원 이상 리베이트를 수수할 경우 자격정지 12개월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인치권 단장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약국으로 건강보험 재정 피해액이 지난 10년간 3조5천억원에 달한다” 며 “도민들의 건강권과 공정한 의료질서 확립을 위해 수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특사경은 사무장 병·의원 등 의료(약)분야 불법행위 전문적 수사를 위해 올해 3월 의약수사팀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