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소음 등으로 민원을 야기하고 훈련에 제약을 받았던 수원시 군(軍)공항 예비이전후보지가 끝내 화성시 ‘화옹지구’로 선정되면서 양 지자체간 갈등증폭과 함께 희비쌍곡선이 교차하고 있다.

국방부는 2월16일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열린 ‘공항 이전 TF(Task Force) 회의’에서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전격 선정·발표했다.

수원 군공항은 6·25전쟁이 종전된 뒤 1954년부터 현재까지 60년 넘게 운영되면서 극심한 소음을 유발하는 등 군공항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에 수원시는 계속되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 국방부에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 2015년 6월 승인을 받으면서 국방부가 1년8개월만에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발표한 것이다.

화성시 우정읍에 위치한 화옹지구(4천482만㎡/1천358만1천평)는 화옹방조제 건설로 조성된 대규모 간척지.

화옹지구에 조성될 군공항은 현재 수원 군공항의 2배가 넘는 1천452만㎡에 이른다.

그러나 화성시는 이날 국방부가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선정·발표하자 “이는 정부가 정면으로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채인석 시장은 “군공항 이전법에 따르면 지자체와 협의가 없으면 예비이전후보지도 선정할 수 없다” 며 “수원 군공항 화성시 이전 결사반대 의사를 수차례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화성시 서부지역 주민들 또한 현재 수원 군공항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으로 중첩피해를 입으며 고통속에서 살고 있으며, 특히 국방부가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한 ‘화옹지구’는 매향리 미(美) 공군폭격장으로 지난 55년간 많은 인명피해를 겪었던 곳이다.

서부지역 주민들은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며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처사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급기야 시는 주민들의 희생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군공항 저지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국방부 결정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시는 2월20일 최현길 자치행정국장(4급)을 군공항 이전대응대책본부(TF) 총괄반장(겸임)으로 20명에 이르는 팀을 꾸려 본격대응에 나서는 등 출격태세를 갖췄다.

화성시의회(의장 김정주)도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화옹지구 선정에 따른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력 대응키로 천명했다. 

시의회는 2월17일 대회의실에서 ‘수원 군공항 화성시 이전 결사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의회는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혜진 시의원·부위원장 이홍근 시의원·위원 노경애·박진섭·박기영·원유민·허인숙·김홍성·서재일 시의원 이상 9명)를 구성, 집행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공동대응키로 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자유한국당 서청원 국회의원(화성 갑)과 더불어민주당 김용 화성(갑) 지역위원장 등 당원 일동은 2월19일과 2월16일 각각 ‘수원 군공항 화성 이전 절대 불가하다’ , ‘화성시민 무시한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화옹지구 선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이하 대책위)는 2월17일 긴급회의를 갖고 국방부 방문 시위 등 향후 활동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2월22일 화성시자원봉사센터에서 시의회, 시청, 각 지역 사회단체장들이 모여 조직의 체계정비와 확대, 협력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활동방안은 ▲매주 읍·면·동별 릴레이로 펼치는 지역집회 ▲매월 1회 전체집중 집회 ▲1인 시위 ▲10만명 서명운동 ▲매주 집중시민행동 등이다.

대책위는 나아가 2월24일 오전 11시 매향리대책위 사무실 앞에서 우정읍사회단체협의회 주관으로 첫 지역집회에 이어 2월28일 전체집회는 국방부와 수원시청 앞에서 1천명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반면 수십년간 앓던 이가 빠진 듯 축적된 숙원에 청신호가 켜진 수원시는 환영하는 분위기로, 격앙된 화성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수원시는 국방부가 발표한 다음날(2월1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군공항 주변 지원 사업비로 5천111억원을 책정, 화성시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등 지역발전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군공항 부지는 첨단과학연구단지와 배후주거단지 등으로 조성, 고품격 생활문화와 글로벌 첨단산업으로 구성된 ‘스마트 폴리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군공항이 이전될 경우 일자리 6만개가 창출되고 생산, 부가가치 등 유발로 11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원시는 앞으로 화성시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동협의체를 구성, 군공항 이전 절차 및 과정에 따른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협의하면서 상생발전을 도모키로 했다.

염태영 시장은 “수원시는 예비이전후보지 선정발표를 계기로 이전지역 주변 개발계획 등을 포함한 상생발전계획을 착실히 준비하겠다” 며 “국방부 발표를 환영하는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발표에 따라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이전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염태영 시장은 “첫째 군공항 이전은 국가안보에 보탬이 돼야 하고 이전되는 군공항은 최전방 군공항으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며 “군공항 이전은 대한민국 전체와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태영 시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이전절차에 임할 것” 이라며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역의 발전을 최우선에 두고 해당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염태영 시장은 “향후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추진상황 정보를 상세히 공개하겠다” 며 “주민갈등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참여와 소통을 원칙으로 공감대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도태호 부시장도 2월17일 시청에서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에 따른 브리핑을 갖고 “수원시는 화성시, 지역주민들과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이전과정·절차, 지원사업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 며 “협의를 통해 수원 군 공항이 성공적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국방부가 발표한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적어도 화성지역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수원시 vs 화성시’로 압축된 일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화성시가 경기서부권 5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종합장사시설(함백산 메모리얼파크)이 수원시 호매실동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군공항 이전 문제가 겹치면서 양 지자체간에 불협화음이 증폭, 원만한 해결책이 강구되기까지 순탄치 않은 험로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2월16일 국무조정실장 주관으로 공항 이전 태스크 포스(TF) 회의를 열고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 예비후보지로 경북 군위군(우보면 일대)·의성군(비안면 일대) 등 2개소를 각각 선정·발표했다.